도쿄의 어느 마을에 있는 목조주택에 화재가 나서 이웃하는 몇 개의 집들이 불에 탔다 그 불탄 집들 중 한채는 절반정도가 불에 타버렸고 절반정도는 간신히 남아 있었다 절반 남은 집의 지붕 꼭대기위에서는 박쥐모양의 풍향계가 남아서 돌아가고 있었다
화재의 원인은 이웃집의 고령의 할아버지가 방에서 피우던 담배꽁초 때문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그 박쥐모양의 풍향계가 있는 집에서 15살 여중생의 시신이 발견된다 범인은 그 소녀의 부모들이었고 16년전에 자신의 딸을 본인들이 죽였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하지만 16년전 부모에 의해 목졸려 죽은 그 소녀의 시신은 부패하지 않았고 미라가 되어 불타버린 집의 마루 밑에 묻혀 있었다 그 사건은 뉴스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르포를 쓰는 잡지사의 기자인 시게코에게 한 의뢰인이 찾아온다 시게코는 9년전 피스라는 별명을 가진 아미카와라는 남성의 연속여성 유괴살인사건을 취재했고 또 아미카와를 붙잡는데 큰 공을 세웠던 여성 기자였다 시게코를 찾아온 한 여성은 얼마전 초등학교 6학년생인 자신의 아들 히토시를 교통사고로 잃은 어머니였다 도시코라고 하는 그 아주머니는 시게코에게 아들이 죽은 것에 몹시 수상한 부분이 있어서 조사를 부탁하러 온 것이었다 도시코는 아들 히토시가 죽기 전에 그렸던 스케치북과 공책을 시게코에게 보여주며 죽은 아들은 어떤 예지 능력이나 초능력같은게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도시코가 보여준 공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히토시로 보이는 어떤 아이가 트럭에 치이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히토시가 죽은 것도 트럭에 치여서 죽은 것이었다 공책에 그려진 트럭은 히토시를 친 트럭의 색깔과 똑같았다
그리고 그 공책의 다른 페이지에는 지붕에 박쥐모양의 풍향계가 그려진 집이 있었다 그 집의 방안에는 어떤 소녀가 그려져 있었고 그 소녀는 회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도시코의 말로는 히토시가 그 그림을 자신에게 보여주며 그 소녀는 몹시 춥고 외로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그림을 히토시가 그렸을 때는 불에 타버린 집에서 부모에 의해 살해된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기 몇 달 전이었다고 한다 시게코는 박쥐모양의 풍향계가 그리 흔하게 파는 물건인지 조사해 봤지만 그런 제품은 어느 매장에서도 팔지 않았다 그만큼 희귀한 것이었다 시게코는 그 그림을 그린 히토시와 죽은 소녀의 집 사이에 모종의 연결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히토시의 어머니인 도시코는 그집과의 관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시게코는 도시코가 모르는 사이에 히토시가 우연히 그 집의 누군가에게서 죽은 소녀의 얘기를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예지능력이나 초능력 따위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히토시의 그림 공책의 또다른 페이지에서 다른 그림을 보고 시게코는 깜짝 놀란다 9년전에 있었던 아미카와의 연쇄살인사건에서 아미카와는 그의 시골 별장에 13구의 여성 시신을 파묻었다 그리고 그중 한 곳에 시체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와인병 하나를 땅에 꼽아 놓았다 그런데 히토시가 그린 그림속에는 산장이 그려져 있었고 13개의 팔이 산장 주변의 땅에서 뻗어나와 있었다 그리고 한쪽 귀퉁이에는 와인병으로 보이는 병이 땅위에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와인병이 땅에 꼽혀 있었다는 것은 뉴스에 보도되지 않은 사항이었다 시게코는 수사중인 경찰에게서 그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언론에는 그사실은 보도되지 않았다 그 그림을 보자 시게코는 죽은 히토시가 예지능력이나 어떤 보이지 않는 것을 볼수 있는 특수한 능력이 있었음을 느끼게 되고 도시코의 요청대로 히토시의 죽음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시게코는 박쥐모양의 풍향계가 달린 불타버린 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곳에 살던 도이자키 부부와 그들의 둘째딸 세이코는 이미 떠나고 없었고 집은 이미 철거 되어있었다 도이자키 부부는 16년전에 첫째딸인 15살인 아카네를 목졸라 죽였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하지만 살인사건 공소시효인 15년이 지났기 때문에 그들은 풀려났고 그후 그 동네를 떠났다 둘째딸인 세이코는 죽은 언니보다 6살 어렸고 지금은 스물다섯살이었다 부모님의 자백으로 인해 세이코는 결혼한지 세달만에 이혼당했고 혼자 따로 살고 있었다 가족들이 아무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시게코는 주변의 집들에게 수소문할 수 밖에 없었고 그중에는 세이코의 학교 동창들도 있었다 세이코는 밝고 모범적인 학생이었으나 언니인 아카네는 행실이 좋지 않았다고들 얘기했다 아카네는 중학생이 되고서는 가출을 일삼았고 고등학생인 남자와 사귀며 불량한 생활을 했다고들 했다 그로 인해 아카네의 부모는 골머리를 앓았고 항상 큰딸 아카네 때문에 걱정이었다
도이자키 부부가 딸 아카네를 죽인 후 거실 마루밑에 시신을 묻었다 그리고 3일 후 경찰에 딸의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아카네가 가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으므로 동네 사람들은 다들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아했다 오히려 문제아였던 아카네가 집을 나간게 잘됐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게코는 도이자키 가족들의 변호사를 통해서 겨우 연락이 가능했다 집으로 찾아오는 취재기자들 때문에 주소도 전화번호도 바꾼채 그들이 고용한 변호사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연락 가능했다 시게코는 그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도이자키 부부 및 둘째딸 세이코와 만나고 싶다고 부탁했는데 얼마 후 세이코에게서 연락이 왔다
세이코는 집이 불타기 전까지 16년 동안 부모님이 언니를 죽인 사실을 모르고 자랐다고 했다 부모님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나서도 세이코에게 아무말도 해주지 않고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다 세이코는 시게코에게 꼭 언니가 죽게된 이유를 알고 싶다고 부탁했다 시게코는 도이자키 부부에게도 면담을 요청했지만 묵묵 부답이었다
히토시는 초등학생때 수업에 잘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에게서 야단을 자주 맞았고 담임 선생님은 히토시의 어머니 도시코에게 히토시가 아동심리상담 프로그램을 받을것을 권유했다 히토시는 일주일에 몇번씩 구립아동센터에 있는 심리상담선생님에게서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히토시를 상담했던 상담선생님은 히토시에게 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히토시의 미술선생님이었던 여선생님은 히토시의 그림실력을 매우 칭찬했고 히토시의 그림은 학교 전시회에도 걸리곤 했다 시게코가 조사하던 중 히토시의 미술선생님은 뜻밖의 얘기를 시게코에게 해주었는데 히토시는 자신이 비밀로 사귀던 학교내 남자 교사와의 사이를 알아채고 자신에게 물어보았다는 것이었다 미술선생님은 사귀었던 남자교사 또한 히토시를 잘 모르고 가르친 적도 없다고 했지만 어느날 히토시가 자신에게 와서 그 사람과 사귀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시게코가 조사한 바로는 히토시의 담임 선생님이 히토시를 싫어했던 이유는 담임선생님이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성추행 하는 것을 히토시가 알아차렸고 그것을 아동심리상담 선생님께 얘기했기 때문이었다
아동심리상담선생님은 히토시에게 직접 본것이냐고 물었지만 히토시는 그것은 아니라고 했다 상담선생님은 실제로 본 것이 아니면 그런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훈계했고 히토시는 다시는 그말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후 히토시의 담임선생님은 아동성추행 문제가 발각되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되었다
시게코가 도이자키를 조사하던 중 도이자키가 주변 사람들에게 오랜 기간에 걸쳐 돈을 빌린 것을 알게 된다 도이자키 부부는 검소하고 절약적으로 살았지만 도이자키는 갑자기 급한 돈이 필요하다며 동료들에게 돈을 자주 빌리곤 했다 하지만 그때 그때 갚기도 잘 갚았고 그 금액은 그리 큰 금액은 아니었다 도이자키가 돈을 빌린 것은 10여년 전부터였으며 마지막으로는 둘째딸의 남편에게도 20만엔을 빌렸다 시게코는 근면 성실하고 근검절약적인 도이자키가 그렇게 돈을 빌린 것은 누군가에게 그 돈을 보내주기 위한 것임을 직감했다 그 즈음 시게코는 도이자키의 변호사를 통해 도이자키와 연락이 닿을 수 있었고 도이자키와의 만남에서 시게코는 그 문제를 얘기했다 도이자키는 사실 누군가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었고 딸을 죽인 것을 알아차린 누군가에게 그 돈을 계속 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첫째딸 아카네는 죽기 전 불량 고등학생과 사귀고 있었다 그날도 아카네는 그 남자를 만나기로 했고 아카네가 나타나지 않자 그 남자친구는 도이자키의 집으로 찾아온다 아키오라고 하는 그 남자는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을 잘 따르던 아카네가 갑자기 사라진 것에 대해 도이자키 부부에게 추궁했고 아카네를 내어놓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다 도이자키 부부는 그 불량학생의 기세에 눌려 그만 아카네를 죽인것을 실토하고 말았고 그 후로 주기적으로 그들을 협박하는 아키오에게 돈을 건넨다 하지만 집이 불에 타고 아카네의 시신이 발견되어 경찰조사를 받고나서는 아키오는 더 이상 도이자키 부부를 찾아오지 않았다
히토시는 아동심리상담센터에서 소개해준 푸른하늘모임이라는 곳에 가입했다 그곳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아동복지 프로그램이었고 정기적으로 아동들에게 독서 낭독회나 하이킹, 견학 같은 활동들을 주최했다 히토시는 그 푸른하늘 모임에서 주최한 하이킹에 참석했고 친구들도 사귀었다 그 행사에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참가하여 진행을 도왔는데 그 중에 아키오라는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푸른하늘 모임을 만든 대기업 회장의 조카였으나 망나니였고 천덕 꾸러기였다 아키오의 고모부였던 대기업 회장은 문제아였던 아키오를 갱생시키기 위해 그 모임에 참석시켰으나 아키오는 전혀 낳아지지 않았다 아키오는 망나니 짓을 버리지 못했고 푸른하늘 모임 사무실로 찾아와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했고 결국은 그 돈을 받아가곤 했다 하지만 아키오는 회장의 조카였으므로 사무실 직원들은 어찌 할 수 없었다
시게코는 히토시의 엄마 도시코로부터 히토시가 푸른하늘모임에서 주최하는 하이킹 행사때 찍은 사진을 받았고 그 사진 중에 단체사진이 있었다 그 사진에는 아이들이 나란히 서있는 중에 히토시가 있었고 그 뒷줄에는 인솔자들 중에 아키오 또한 있었다
히토시는 그 하이킹 행사에서 아키오를 만났고 그에게서 그의 기억을 읽어낸 것이었다 그 후 히토시는 공책에 그 기억을 그렸고 그 그림에는 박쥐모양의 풍향계가 달린 집에 소녀가 죽어 있는 모습이 그려진 것이었다
아키오는 어머니와 함께 2층 주택에 살고 있었다 아키오는 성폭행 전과가 있었고 징역을 살다 나오기도 했다 성범죄자의 주소지 공개제도 때문에 그 동네에서는 아키오의 집에 성범죄자가 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동네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그 집 앞을 지나가지 말라고 단단히 가르쳤다 하지만 어느날 마사코라는 여자아이가 그 집이 궁금해서 자주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그 집 2층 창문에서 어떤 여자가 종이 쪽지를 마사코를 향해 던졌다 마사코는 떨어진 그 종이를 주워 펼쳐보았고 그 종이에는 “경찰을 불러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어느날 마사코는 동네에서 실종되었고 마을 주민들은 수색에 나섰다 제일 처음 지목된 곳이 아키오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그 집이었다 아키오는 그때 집에 없었고 아키오의 어머니 미와는 아키오를 쫒고 있는 동네 사람들과 싸워서 발목을 다친다 마사코의 실종후 33시간만에 도심의 어느 쇼핑몰 주차장에서 아키오와 몇몇 공범자들이 경찰에 체포됐고 마사코는 차에 감금당한 상태였다 다행히 마사코는 다치지 않았다 아키오는 어머니와 함께 사는 집에 다른 여자를 감금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2층 창밖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쪽지를 마사코에게 던진 것을 알게 됐고 아키오는 그녀를 목졸라 살해했다 그리고 아키오는 공범자들을 모아 마사코를 납치했고 돈을 노린 단순 납치임을 가장하기 위해 협상금을 모의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키오가 체포된 후 뉴스에 보도되었고 얼마 후 도이자키 부인인 고코로부터 시게코에게 연락이 왔다 그들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났고 아카네가 죽은 날에 있었던 일을 고코는 설명한다 아카네는 주변사람들에게 돈을 뜯으며 밖에서 남자친구와 지내다가 돈이 떨어지면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아카네의 남자친구였던 아키오는 차량절도에 능했으며 그날도 아키오가 훔친 차를 타고 둘은 드라이브를 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시골길에서 어떤 여자를 차에 치었고 차를 세워서 내려보니 여자는 죽지 않았다 단지 넘어져서 다쳤을 뿐이었다 하지만 아키오는 그 여자가 자신들의 얼굴을 기억하면 안된다며 그여자를 차에 태우고 외딴곳으로 데려간다 그동안 아카네는 그 여자의 금품과 옷을 빼았았고 외딴 곳에 도착한 뒤 아키오는 그녀를 강간한다 그후 목졸라 죽였다 아카네는 아키오를 막지 않았으며 자신도 그 상황에 놀라 그 여자의 시신을 은폐하는데 협조한다 근처 어느 곳에 땅을 파고 그 여자의 시신을 묻어버렸다
집으로 돌아온 아카네는 옷에 흙이 잔뜩 묻어 있었고 엄마 아버지는 돌아온 아카네를 야단쳤다 하지만 아카네는 태연하게 자신들이 잡혀가지 않기 위해 아키오가 그 여자를 죽인 사실을 부모님께 얘기했고 흙을 파묻느라 땅을 파다 손을 다쳤다고 태연하게 엄마에게 붕대를 감아달라고 얘기한다 엄마는 붕대를 꺼내왔고 아카네는 잠시 엄마에게 등을 돌렸다 그때 엄마는 아카네의 목을 붕대로 졸라서 죽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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